프롤로그: 겨울왕국에서 탈출해 남쪽 섬으로
인천공항의 차가운 공기를 뒤로하고 비행기로 5시간 30분. 푸꾸옥 공항의 자동문이 열리는 순간, 안경에 뿌옇게 김이 서렸습니다.
훅 끼쳐오는 덥고 습한 공기, 그리고 마스크 사이로 들어오는 짭조름한 바다 냄새.
"아, 드디어 도착했구나."
"편도 티켓을 끊었다"고 했을 때 지인들은 치앙마이나 방콕을 예상했습니다. 하지만 저의 첫 번째 선택은 베트남의 숨은 보석, **푸꾸옥(Phu Quoc)**이었습니다.
본격적인 '생존' 전쟁을 치르기 전,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바다와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.
오늘은 도착 후 5일 동안 제가 직접 부딪히며 겪은 푸꾸옥의 리얼한 생활 정보를 기록해 봅니다. 무료 버스 타는 법부터 인터넷 속도, 그리고 한 달 살기 적합도까지 꼼꼼하게 정리했습니다.
1. 뚜벅이 노마드의 발이 되어준 '빈버스(VinBus)'
푸꾸옥은 베트남 내에서도 택시비가 비싸기로 악명이 높습니다. 공항에서 리조트까지만 가도 한국 돈 2~3만 원이 훌쩍 깨지죠. 하지만 저는 장기 레이스를 해야 하는 노마드입니다. 교통비부터 아껴야 했습니다.
그때 제 눈앞에 나타난 것이 바로 초록색 전기버스, **'빈버스(VinBus)'**입니다.
- 노마드 필승 공략법: 공항에 내리자마자 'VinBus' 앱을 켜세요.
- 노선: 공항 ↔ 주요 리조트 ↔ 그랜드 월드 ↔ 즈엉동 야시장 등 주요 거점을 모두 연결합니다.
- 가격: 놀라지 마세요. 100% 무료입니다.
- 환경: 에어컨이 추울 정도로 빵빵하고, 심지어 버스 안에서 무료 와이파이까지 터집니다.
저는 5일 내내 이 버스만 타고 다녀서 교통비 '0원'을 기록했습니다. 택시비 아낀 돈으로 맛있는 해산물 한 접시 더 드세요. 그게 남는 장사입니다.

2. 디지털 노마드의 생명줄, 인터넷은 쓸만할까?
섬으로 떠나올 때 가장 걱정했던 건 역시 인터넷이었습니다.
"섬이라서 자주 끊기면 어쩌지? 화상 회의하다가 멈추면 클라이언트한테 뭐라고 하지?"
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오션뷰 감상이 아니라 **속도 측정(Fast.com)**이었습니다.
📶 푸꾸옥 인터넷 현실 (남부/중부 기준)
- 다운로드 속도: 평균 40~60Mbps
- 업로드 속도: 평균 30Mbps
- 체감 성능: 솔직히 한국처럼 '빛의 속도'는 아닙니다. 하지만 줌(Zoom) 화상 회의, 블로그 포스팅 업로드, 유튜브 4K 시청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.
- 주의할 점: 저녁 시간대(사람들이 몰리는 시간)에는 리조트 와이파이가 조금 느려질 수 있습니다. 저는 만약을 대비해 현지 유심(비나폰) 핫스팟을 항상 준비해 둡니다.
3. 나의 하루 루틴: 먹고, 일하고, 사랑하라
푸꾸옥에서의 하루는 서울보다 느리지만, 더 밀도 있게 흘러갑니다.
- AM 08:00 | 쓰어다 커피로 시작하는 아침
- 베트남에 왔으니 **'카페 쓰어다(연유 커피)'**를 마셔야죠. 진한 카페인과 달콤한 연유가 머리를 깨워줍니다. 숙소 테라스에서 이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메일을 확인하는 시간이 하루 중 가장 평화롭습니다.
- AM 10:00 ~ PM 04:00 | 집중 업무 시간
- 더운 낮 시간대에는 에어컨이 나오는 숙소나 카페에서 집중적으로 일을 처리합니다. 밖에 나가면 더워서 금방 지치거든요.
- PM 05:30 | 노트북 덮고 일몰 사냥
- 업무가 끝나면 바로 관광객 모드가 됩니다. 푸꾸옥의 일몰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니까요.

4. 미식 탐방: 3,500원의 행복 '분 꿔이' & 야시장
관광지라 물가가 비쌀 것 같지만, 로컬 식당으로 눈을 돌리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. 제가 5일 동안 세 번이나 갔던 인생 맛집을 소개합니다.
🍜 오징어 쌀국수, '분 꿔이(Bun Quay)'
일반적인 고기 쌀국수가 아닙니다. 주문 즉시 싱싱한 오징어와 어묵을 그릇에 바르고, 뜨거운 육수를 부어 익혀줍니다.
- 맛의 비결: 셀프바에서 깔라만시, 고추, 설탕, 소금을 직접 배합해서 '나만의 찍먹 소스'를 만들어야 합니다. 국물 한 입 먹고, 오징어를 이 소스에 찍어 먹으면... 그야말로 극락입니다.
- 가격: 약 3,500원 ~ 4,000원 (가성비 최고!)
🦐 즈엉동 야시장 (Night Market)
밤이 되면 야시장이 불야성을 이룹니다. 땅콩을 나눠주는 호객 행위가 엄청나지만, 그 사이를 뚫고 먹는 해산물 꼬치와 철판 아이스크림은 별미입니다. 북적이는 사람 냄새가 그리울 땐 야시장이 최고입니다.

5. 영감을 주는 장소들: '그랜드 월드' & '선셋 타운'
일하다가 아이디어가 막힐 땐 노트북을 덮고 무작정 밖으로 나갔습니다. 푸꾸옥에는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공간들이 많습니다.
- 북쪽의 베네치아, 그랜드 월드:
-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수로와 알록달록한 건물들. 무료 셔틀(버기카)을 타고 한 바퀴 돌면 머리가 맑아집니다. 밤 9시 30분에 하는 분수쇼는 무료인데도 퀄리티가 엄청납니다. 꼭 보세요.
- 남쪽의 낭만, 선셋 타운 & 키스 브릿지:
- 해 질 녘 '키스 브릿지' 너머로 떨어지는 붉은 태양은... 제가 태어나서 본 일몰 중 단연 최고였습니다. 하늘이 보라색으로 물들어가는데, "아, 내가 이 풍경을 보려고 한국을 떠나왔구나" 하는 벅찬 감동이 밀려오더군요.

6. 정착 비용 공개 (초반 5일 적응기)
도착해서 적응하느라 쓴 5일간의 비용을 투명하게 정산해 봤습니다. (1인 기준, 항공권 제외)
| 항목 | 비용 (원화 환산) | 비고 |
| 숙박비 | 약 300,000원 | 4성급 리조트 & 가성비 호텔 믹스 (1박 약 7만 원) |
| 식비/카페 | 약 150,000원 | 1일 3만 원 (로컬+맛집 적절히 섞음) |
| 교통비 | 0원 | 빈버스 100% 활용 (뿌듯!) |
| 기타 | 약 130,000원 | 1일 1마사지, 유심, 편의점 등 |
| 총합계 | 약 580,000원 | 럭셔리하게 즐기고도 60만 원 언더! |
처음이라 조금 넉넉하게 썼지만, 이제 지리를 익혔으니 다음 주부터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좀 더 '생활인'처럼 살아볼 계획입니다.
에필로그: 낯선 곳에서의 첫 주를 마치며
한국은 지금 패딩을 입어야 하는 영하의 날씨라는데, 이곳은 반팔을 입고도 땀이 나는 여름입니다.
아직은 모든 게 낯설고 서툴러서 밥 먹을 때마다 번역기를 돌려야 하지만, **"내 의지대로 하루를 설계한다"**는 자유로움이 참 좋습니다.
불안함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죠. 하지만 매일 아침 눈을 뜰 때 "오늘 뭐 하지?"라는 설렘이 그 불안을 덮어줍니다.
저는 당분간 이곳 푸꾸옥에서 디지털 노마드로서의 기반을 다져볼 생각입니다.
다음 편에서는 **"해외에서 인터넷만으로 월급 만들기: 미국 주식 투자와 배당금 이야기"**를 풀어보겠습니다. 인터넷만 되면 돈 벌 방법은 많으니까요.
(푸꾸옥에서 보내는 첫 번째 안부 편지 끝!)
"여행 가기 전 제가 어떤 준비를 했는지 궁금하신가요? 인천공항 출국 루틴 다시 보기" https://dinworld.co.kr/97
"돌아오는 표는 끊지 않았습니다" D-Day, 40대 디지털 노마드의 출국 리얼 루틴 & 공항 200% 활용법
프롤로그: 문을 잠그는 순간, 진짜 이별을 했다드디어 그날이 왔습니다. 1년 동안 입을 옷과 생존 물품을 24인치 캐리어 하나에 꾹꾹 눌러 담고, 텅 빈 방을 마지막으로 둘러봅니다. 가스 밸브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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